한우리 독서지도사

활동후기

아이들의 생각을 비옥하게 하는 멋진 직업

전주완산지부 문보라 독서지도사

이야기만큼 매력적인 놀잇감이 또 있을까요? 네 살 터울인 남매가 동시에 놀아달라고 조를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책을 펼치곤 했습니다. 그러고는 글자에 숨을 불어넣듯 한 줄 한 줄 읊어나갔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두 아이는 조금 전 엄마와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까맣게 잊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들이 책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됐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 같은지 주인공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지 하나하나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감상을 길어 올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저의 발문은 서툴렀고, 아이들의 대답은 짧았습니다. 독후 활동을 하는 것도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아이들에게 독서 그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과 책으로 교감할 수 있다면 감상과 깨달음도 함께 나눌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시간이야말로 어떤 공부보다 유익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제가 그리는 미래도 달라졌습니다. 삼삼오오 둘러앉은 아이들 사이에서 책과 함께 눈을 맞추는 한 사람. 그 모습을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 역할이 독서지도사라는 걸 알았을 때, 망설임 없이 한우리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선택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본 강의 커리큘럼은 독서지도의 세계가 다채롭다는 걸 느끼게 했고, 4편의 과제와 자격시험은 과연 내가 독서지도사가 될 수 있을지 시험해볼 만한 관문처럼 여겨졌습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강사님들과 수많은 강의 후기 또한 이 길을 걸어도 좋겠다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내가 그리던 모습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60차시에 이르는 강의 하나하나가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그중에서 과정 중심 지도 방법은 아이들과 책을 읽을 때마다 갈증을 느꼈던 부분이라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독서 전 지도부터 책을 효과적으로 읽게 하는 독서 중 지도, 다양한 전략으로 내용 정리를 돕는 독서 후 지도까지 책을 깊게 읽는다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했습니다.

서평식 독서감상문 쓰기 과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초점에 맞춰 개요표를 작성하고 첨삭하는 훈련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 부분은 검정 과정에서 실기 시험을 볼 때 유용했을 뿐 아니라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평 쓰기에 익숙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서평을 쓰기 위해 책의 표지, 제목, 문체, 구성 등 책을 이루는 모든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책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잠든 밤에 강의를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권장 진도를 알려주는 문자 서비스, 강의 중간중간 격려해 주시는 강사님 덕분에 과정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땐 4개월이란 수강 기간이 길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이 길을 앞서 걸어간 독서지도사의 노력과 열정을 단 4개월 안에 배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아이들과 둘러앉아 첫 번째 책 수업을 하던 날, ‘살아있네’라고 말하던 모 영화의 대사가 생각나 웃음이 나왔습니다. 갑자기 엄마 선생님이 된 저를 아이는 어색해하면서도 신기해했고, 아이의 친구들도 저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독서 수업을 좋아해 주었습니다. 이 시간이 쌓여갈수록 경력 단절과 고된 육아로 지쳐있던 나는 사라지고 어느새 당당하고 활기찬 독서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책과 노닐며 아이들의 감상을 길어 올리는, 바로 제가 바라던 모습으로 말이죠.

책 읽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요즘, 독서지도사란《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 지음, 두레 펴냄)》의 양치기 노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황무지에 도토리를 심어 풍요로운 숲을 일궈낸 그처럼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책으로 다지며 지혜의 씨앗을 심고 있으니까요.

아이를 책으로 키우고 싶어서, 혹은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독서지도사 과정 수강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 먼저 이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아이들의 앞길을 비옥하게 하는 멋지고 즐거운 직업, 독서지도사 과정으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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