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 독서지도사

활동후기

20년 후의 내 모습이 기대되는 나는 독서지도사입니다

제주 삼화부영2차홈교실 이경아 독서지도사

불과 3년 전만 해도 전 교사가 될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던 평범한 주부였어요. 6살, 3살 두 아이들을 키우며 출구가 없어 보이는 육아 지옥에 허덕이던 어느 날, 친구와의 대화 끝에 우연히 <한우리 독서지도사 양성반 모집> 소식을 들었습니다. 순간 마음의 종이 울리면서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한마디! "아, 왔구나...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게 다 우연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체스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이미 판이 다 짜여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날을 계기로 독서지도사가 되어 이제 제 말에 학생들을 태우고 최종 목표인 킹을 향해 달리기만 하면 되는 순간이 왔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상과 현실은 항상 괴리가 있습니다.

제 말에 처음 태운 학생은 1명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저는 도대체 학생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 전혀 감이 없었습니다. 첫 문의가 왔을 때의 그 설렘, 상담을 위해 지부장님과 모의 상담을 하며 떨던 순간, 예상 밖의 질문으로 당황하던 때를 떠올리면 얼굴이 벌게집니다.



떨리고 긴장되던 첫 수업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업 후 집으로 돌아오던 순간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나뿐인 내 소중한 첫 제자가 혹시라도 내 수업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만두면 어쩌나, 걱정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꽤나 깊이 고민했기 때문입니다.

손에 땀이 나던 첫날 이후, 한우리의 좋은 프로그램과 시스템과 선배들의 도움으로 저는 이제 첫 경험을 조심히 넘기고 여전히 저의 목표, 저의 킹을 향해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첫 수업을 했던 친구는 여전히 매주 금요일마다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회원 수 45명의 3년 차 선임 교사입니다. 후배 교사도 제법 많아졌고, 어느덧 그들의 고민까지 들어주는 멘토 교사가 되었습니다. 얼떨결에 후배 교사들 앞에서 강의도 여러 번 했습니다.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공부하는 수강생들에게 그림책 읽기 강의도 두 차례 진행했습니다.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을까요? 그것은 절실함이었어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전문강사들의 주옥같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마음을 온통 사로잡았습니다. 제 마음은 독서지도사를 넘어 ‘전문 강사’로 서는 것이 꿈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 안에서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독서지도 전문강사들의 포스와 경험, 배경지식들에 대한 하나하나의 자태를 나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도하는 학생들의 수, 선임 교사로서의 책무, 끝이 안 보이는 육아와 살림까지 그 무게는 훨씬 무거워졌습니다. 이 모든 걸 등에 태우고서도 ‘독서지도사 이경아’라는 말 또한 전보다 강해졌기에 앞으로의 갈 길이 두렵지는 않습니다. 힘든 육아와 겸하면서 얻는 득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내 자녀를 위해서라도 옳은 선택이라 믿습니다.

혹시라도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어서, 혹은 가르치는 일을 전혀 안 해봐서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두 조건을 모두 가진 독서지도사 선배로서 감히 말씀드리자면, 이 일에 도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마음가짐’입니다.



주저할 시간에 매일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내 자녀의 건강한 보물 주머니를 키워주는데 안성맞춤인 독서지도사라는 기회를 붙잡는 마음가짐 말입니다. 고민의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마음의 소리'가 혼탁해질 수도 있기에 이럴 땐 오히려 부딪쳐서 몸소 겪어보는 게 확실한 방법입니다.

가끔 저에게 한우리 독서지도사가 돼서 좋은 점이 뭐냐고 묻는 지인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묻는 지인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저의 경우 상반된 두 질문의 답은 같습니다. 바로 쉴 새 없이, 많은 책을 읽는다는 점입니다. 매월 많은 양의 새로운 책을 읽는 것이 부담일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저를 성장하게 만드는 발판입니다.

10년 후, 20년 후의 내 모습이 기대되는 건 그간 책장을 넘기며 만들어질 내 삶의 깊이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래가 쌓여가는 직업이라니... 생각만 해도 너무 멋지지 않나요? 이런 멋진 미래가 글을 읽는 당신의 미래가 될 수도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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