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사는 자라는 아이들 옆에서 함께 성장하는 사람
원주지부 어은주 독서지도사
평소에 책도 좋아했고 교육에도 관심이 있어서 독서지도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도 실컷 읽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책 얘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춘천에서 한우리 독서지도사 과정이 개설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수료 후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독서지도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말에 등록신청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고 어머님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습니다. 처음엔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어느새 아이들의 진로를 함께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책만 아는 독서지도사가 아니라 진로도 상담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된 것 같아 뿌듯해지곤 합니다.
또한 한우리 수업은 시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는 주제가 많아 뉴스에 많이 나오는데 수업을 한 아이들이 부모님들과 뉴스를 보다가 아는 것이 나오면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그런 아이가 제법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 하는 한우리 수업이 역시 최고라는 부모님들의 칭찬을 들을 때마다 독서지도사로서의 자긍심을 느낍니다.
독서지도사로서 8년째 활동하며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짧은 인연을 맺은 사람도 있고 아직까지 계속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수업을 함께 했던 친구들입니다. 평소에 이모라고 부르던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실수 가득한 첫 수업을 설렘과 즐거움으로 함께 해줬던 창원이, 순웅이, 진희.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기만 했는데 그 아이들의 익숙한 눈빛과 해맑은 웃음 때문에 무사히 첫 수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중학생 회원, 상윤이와 유헌이. 할머니네 집에 있다가 수업 시간이 되면 열쇠를 들고 뛰어오다가 나를 보고 큰 소리로 인사하는 걸 잊지 않던 혁성이. 비문학보다는 문학을 좋아하고 또 잘했던 선아... 참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나의 처음을 함께 했던 아이들이라 그런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존재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행복한 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순간 좋았던 기억만 떠오르는 걸 보면 행복의 순간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것인가 봅니다.
직업으로서의 독서지도사
독서지도사는 책과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책만 읽고 얘기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루하루 자라는 아이들 옆에서 자신도 하루하루 성장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독서지도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