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첫 아이를 키우며 잠자리 독서를 실천했습니다. 어느덧 아이가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교생활에 적응이 될 즈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언어적인 감이 있어요!' 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마치 뛰어난 재능이라도 발견 한 양 그때부터 아이의 재능을 키워 주기 위해서 독서 프로그램을 알아보게 되었고, 그러던 중 타 회사의 프로그램에 아이를 맡겼습니다. 재미없는 표지, 똑같은 규격, 흥미 없어 보이는 그림들로 이루어진 책들은 아이에게 '독서는 수업'이라는 이미지만을 심어 주게 되었습니다. 저의 실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연히 제 고민을 엄마들 모임에서 털어 놓았을 때 같은 반 엄마가 '한우리 독서지도사'를 공부하고 본인이 아이를 직접 가르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며 많이 망설였지만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엄마다'라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직접 부딪쳐 보자'라는 생각에 한우리 독서지도사과정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한우리 독서지도사를 공부하면서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책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 집 책장엔 전집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수업 시간 중에 이루어지는 계획안 짜기, 서평쓰기, 선생님들과 토의, 토론을 거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배운 대로만 하면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자격증 취득 후 수업을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생각이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면 내가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고,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절로 어깨가 들썩여지곤 합니다. 매월 교재가 도착하는 날이면 저보다 더 반가운 얼굴로 교재박스를 풀며 "책 냄새 좋다"라고 말하는 둘째와 "엄마가 한우리 선생님이라는 것이 정말 행복해요!" 라는 큰아이의 말을 들을 때면 아이와 내가 함께 행복 할 수 있는 일이 멀리 있지 않음을 느끼곤 했습니다.


직업을 가진 성인들 중 아이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가진 분이 몇 분이나 될까요? 대부분의 엄마들이 육아문제로 직업을 포기하게 되지만 한우리는 아이 때문이라도 끈을 놓을 수가 없는 직업입니다. 책을 읽고 수업시간에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현재 아이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오늘은 어떤 속상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행복한 마음을 갖고 있는지 아이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또한 속상한 마음을 담아 두지 않고 다 풀어내니 아이 또한 밝게 자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한 명 한 명 다 기억나지만 그 중에서도 '은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우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알게 된 친구인데 그 날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로부터 부모님과 관련된 속상한 이야기를 들었는지 얼굴 가득 근심을 안고 수업에 왔었습니다. 수업 도중 은지가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펑펑 눈물을 쏟아 냈을 때는 당황했지만 아이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 줄 수 있었습니다. 두 시간 동안 마음껏 소리 내어 울어서인지 웃음 가득 담은 얼굴로 "감사합니다. 보강하러 오겠습니다."라며 씩씩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내가 이 일을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도 속상한 마음을 줄곧 이야기하며 늘 밝은 얼굴로 학교생활을 하는 은지가 기특했습니다. 이사를 해서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은지의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은지처럼 한우리를 접한 아이들이 한우리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아 감사함을 느낍니다.
 
엄마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고 엄마의 시선 밖으로 피해 버립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내 아이를 위한다면 한 손에 리모콘을 들고 드라마를 시청하는 엄마가 아닌 책 읽는 엄마, 읽은 책으로 열심히 소통하고 교감해주는 엄마, 더 나아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멋진 엄마가 되어보세요. 한우리 독서지도사에 도전하면 원하는 그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